이 포스트는 예전에 이글루스에 썼던 글을 재정리한 것입니다. (date of the original post: 2011-04-22)
Human nutrition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계산해보았다.
만 28세인 현재 키 158 cm 몸무게 57 kg (BMI = 22.8, normal)인 뗑겔이의 기초대사량은 10×57 + 6.25×158 – 5×28 – 161 = 1257 kcal/day, 주로 앉아서 일하고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 physical activity factor = 1.5 인 것으로 보면 전체대사량은 1257×1.5 = 1886 kcal/day 이다.
즉 하루에 1886 kcal의 열량을 섭취하는 경우 몸무게가 유지되며 그 이상을 섭취하면 살이 찌고 그보다 적게 섭취하면 살이 빠지게 된다.
살을 빼고싶은 뗑겔이가 일주일 동안 하루에 사과 두 알만 먹는 (+녹차 등 비열량음료) 크래쉬 다이어트를 한다고 했을 때 살이 얼마나 빠질지 계산해보자.
사과 두 알의 열량을 150 kcal 라고 하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은 150 kcal, 소비하는 열량은 1886 kcal 이므로 일주일이면 (1886 – 150)×7 = 12152 kcal 만큼의 에너지를 초과 소비하게되고 지방 1 g을 태우면 9 kcal 만큼의 에너지가 나온다는 사실에 비추어 계산해보면 12152/9 = 1350 g 즉 약 1.35 kg의 지방이 사라지게 된다…면 좋겠지만.
1886 kcal 중 500 kcal 정도는 뇌에서 소비되는데 사람의 뇌는 순수하게 당으로만 에너지를 공급받기 때문에 실제로 위와 같은 다이어트로 하루에 태울 수 있는 지방은 최대 1886 – 500 = 1336 kcal 이다. 일주일 후면 1336×7/9 = 1039 g 즉 약 1 kg 지방 연소가 최대란 말씀.
한편으론 순수하게 당으로 공급되어야하는 500 kcal 중 음식으로 공급되는 양은 150 kcal 에 불과하므로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과 단백질을 녹여서 사용하게 된다. 글리코겐은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데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뇌에서 쓸 수 없고, 최우선적으로 간에 저장되어있는 글리코겐 (약 100 g)을 태운다. 여기서 약 400 kcal 정도의 에너지가 나온다. 다이어트 첫날은 사과 두 알의 열량 150 kcal 와 글리코겐을 태운 에너지로 뇌가 소비하는 500 kcal 을 충당한다.
다이어트 둘째날부터는 간의 글리코겐이 바닥난 상태이므로 근육 내 단백질을 태우기 시작한다. 단백질 1 g은 4 kcal 의 열량을 내므로 350/4 = 88 g 의 근육손실이 생기게 된다…면 좋겠지만.
지방세포는 거의 100% 가 지방으로만 구성되어있는데 비해 근육세포는 25~30% 정도만 단백질로 이루어져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물이다. 따라서 단백질 1 g이 분해되어 에너지로 소모된다고 할 때 실제로 손실되는 근육량은 3~4 g 이 되는 것. 즉 둘째날부터는 일곱째날까지 350/4×6×(3~4) = 1.6~2.1 kg 정도의 근육이 손실된다는 말씀.
결론적으로 일주일 동안 열심히 굶으면 최대 3 kg 정도 감량이 가능하지만 그 중 지방은 1 kg 뿐이고 오히려 근육을 2 kg 나 잃어버리게 된다. (다이어트 중 소변량이 느는 것은 지방이 아닌 다른 형태의 저장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와같은 결론에 실망한 뗑겔이는 식이요법 대신 운동으로 살을 빼기로 한다. 평소의 식습관이 대략 전체대사량인 1886 kcal 과 일치한다고 가정하면 운동으로 인해 소비되는 에너지만큼 지방을 태운다고 할 수 있다. 일주일에 네 번씩 한번에 500 kcal 정도를 소비하는 운동(9 km/h 달리기 한시간 등)을 10주간 지속하는 경우 500×4×10/9 = 2222 g 즉 2.2 kg 정도의 지방을 뺄 수 있다. 그러나 운동으로 인해 근육량이 증가함에 따라 실제 몸무게 변화는 그보다 작게 나타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식이요법이 병행되지 않는 경우 10주 동안 일주일에 네 번씩 토할 때까지 뛰어도 2 kg 정도 빠질까 말까 하다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해보자. 뗑겔이가 몸에서 지방 7 kg 정도를 태워없애고자 한다면 7000×9 = 63000 kcal 를 소모해야한다. 9 km/h 로 한시간 달리는 데 500 kcal 가 소모된다고 할 때 63000/500 = 126 시간을 달려야한다는 얘기다. 9 m/h로 126 시간을 달린다면 9×126 = 1134 km를 달릴 수 있다. 마라톤 스물 여섯 번보다도 길다.
살을 빼는 것은 쉽지 않다.
유일한 방법은 섭취하는 것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인데 급격한 식이요법이나 식이요법을 동반하지 않는 운동 모두 바람직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
뻔하지만 유일한 결론은 식사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라는 것이다.
- 위의 결과들은 다이어트 기간 중 기초대사량에 변화가 없다는 가정하에 계산된 것이나 실제로는 이와 다를 수 있다. 급격한 다이어트로 인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거나 운동으로 인해 기초대사량이 증가할 수 있다.
-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느냐보다는 얼마나 많은 열량을 섭취하느냐가 관건이다. 기름기 많은 음식이나 단 음식을 먹어서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음식들이 고열량이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이다.
- 다이어트 기간 중 소변량이 느는 것은 지방이 녹아나오는 신호가 아니라 근육이 손실되고 있다는 증거이다.